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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5 17:34

法古創新(법고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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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古創新(법고창신)"

"옛것을 본받는 사람은 낡은 자취에 얽매이는 것이 병폐요, 새것을 만드는 사람은 법도를 벗어나는 것이 걱정이다. 진실로 능히 옛것을 본받되 변통할 줄 알고 새것을 만들되 법도에 맞아야 한다."

역사인물열전, 오늘은 조선 최고의 문장가로 중상주의 실학파의 거두 연암 박지원에 대해 살펴볼까요.

1.백탑파(白塔派, 원각사지 10층 석탑)

훤칠한 풍채와 우렁찬 목소리, 걸출한 유머러스한 면모, 꼼꼼하고 강직한 성격의 연암,

그는 1737년 한양의 노론 명문가에서 태어났는데, 이후 백탑 근처로 옮기면서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홍대용, 이서구, 백동수 등과 깊은 교유를 나누게 되죠.

"서자들을 차별하는 것은 옛날의 법에서 상고해 보건대 그런 법이 없으며, 예률(禮律)에 상고해 봐도 근거할 바가 없습니다."

이들은 사회적 신분과 나이의 벽을 넘어 우정을 나누고 조선 사회 변혁의 꿈을 키웠는데, 이들을 보통 '북학파' 내지 '이용후생파'라 부르죠.

이들은 비록 '한서'를 이불 삼고 '논어'로 병풍 삼아 추운 겨울밤을 견뎌야 할 정도로 궁핍했지만 책과 벗이 있어 행복했죠.

하루는 이덕무가 끼니가 없어 '맹자'를 팔아 허기를 면한 뒤, 벗 유득공을 찾아가 너스레를 떨며 자랑했죠.

그러자 유득공은 선뜻 '좌전'을 팔아 술을 사 왔는데, 두 사람은 밤새 술을 마시며 "맹자가 친히 밥을 지어주고, 좌구명이 손수 술을 따라준다"며 박장대소했죠.

"하늘과 땅은 비록 오래되었지만 끊임없이 새것을 낳고, 해와 달은 비록 오래되었지만 그 빛은 날로 새롭다."

이들은 주자학만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던 경직된 현실을 배격하고, '실제로 소용되는 참된 학문’이라는 뜻의 '실학(實學)'을 강조했죠.

“우리를 저들과 비교해 본다면 진실로 한 치의 나은 점도 없다. 그럼에도 단지 머리를 깎지 않고 상투를 튼 것만 가지고 스스로 천하에 제일이라고 하면서 ‘지금의 중국은 옛날의 중국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 산천은 비린내 노린내 천지라 나무라고, 그 인민은 개나 양이라고 욕을 하고, 그 언어는 오랑캐 말이라고 모함하면서, 중국 고유의 훌륭한 법과 아름다운 제도마저 배척해 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장차 어디에서 본받아 행하겠는가."

또한 이들은 욕망을 거세한 조선을 비웃고, 끊임없이 바꾸고, 버리고, 개혁하라며 현실타파를 외쳤죠.

2.양반전(兩班傳)

“사(士)는 천작(天爵)이니 사(士)와 심(心)이 합하면 지(志)가 된다. 그 지(志)는 어떠하여야 할 것인가? 세리(勢利)를 도모하지 않고, 현달하여도 궁곤하여도 사(士)를 잃지 말아야 한다. 명절(名節)을 닦지 아니하고 단지 문벌이나 판다면 장사치와 무엇이 다르랴? 이에 '양반전'을 쓴다.”

이 작품은 양반들의 무능과 위선을 풍자하고, 맹목적인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를 비판한 것이죠.

"양반은 아무리 가난해도 늘 존귀하게 대접받고 나는 아무리 부자라도 항상 비천하지 않느냐. 말도 못하고, 양반만 보면 굽신굽신 두려워해야 하고, 엉금엉금 가서 정하배(庭下拜)를 하는데, 코를 땅에 대고 무릎으로 기는 등 우리는 노상 이런 수모를 받는다."

정선에 있는 어느 부자가 가난한 양반의 빚을 대신 갚아 주고 양반의 신분을 사죠.

"야비한 일을 딱 끊고 옛을 본받고 뜻을 고상하게 할 것이며, 늘 오경(五更)만 되면 일어나 황(黃)에다 불을 당겨 등잔을 켜고 눈은 가만히 코끝을 보고 발꿈치를 궁둥이에 모으고 앉아 동래박의(東萊博義, 여조겸이 편찬한 사서)를 얼음 위에 박 밀듯 왼다. 세수할 때 주먹을 비비지 말고, 양치질해서 입내를 내지 말고··"

그러나 그는 양반으로서 지켜야 할 제약이 너무 많아 끝내 포기하죠.

"하늘이 백성을 낼 때, 그 백성이 넷이고, 사민(四民)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이 양반이다. 농사도 하지 말고 장사도 하지 말고 대강 문사(文史)나 섭렵하면 크게는 문과에 오르고 작아도 진사는 된다. 문과 홍패(紅牌)는 두 자(尺)밖에 안 되지만 백물(百物)이 갖추어져 있는 돈주머니이다."

그가 양반들의 무능과 특권을 비판한 부분인데, '양반'을 '재벌 2세'로 바꾸면 오늘날에도 딱 들어맞지 않을지··

3.연암골

한때 진사시에서 장원을 하며 촉망받는 재원이었던 그는 끝내 과거를 포기하고 1771년(영조 47) 황해도 금천의 골짜기인 연암골을 찾아 정착하죠.

그의 호가 '연암(燕巖)'으로 불리게 된 이유죠.

그의 은거는 청렴한 삶과 은자(隱者)의 삶을 즐기는 그의 인생관에서 연유한 것이지만, 그밖에도 당시 실력자 홍국영과의 불화도 한 몫을 하였죠.

한편 그는 이곳에서 형 박희원을 여의게 되는데 형님을 추모하는 시를 한편 감상해 볼까요.

我兄顔髮曾誰似(아형안발증수사)
우리 형님 얼굴 수염 누굴 닮았는가?

每憶先君看我兄(매억선군간아형)
돌아가신 선친 생각날 때면 형님을 쳐다보았지

今日思兄何處見(금일사형하처견)
이제 형님이 생각나면 어디에서 본단 말인고

自將巾袂映溪行(자장건몌영계행)
시냇물에 내 얼굴을 비추어봐야겠네

4.열하일기

"풍속이나 관습이 치란(治亂)에 관계되고, 성곽이나 건물, 경목(耕牧)이나 도야(陶冶)의 일체 이용후생의 방법이 모두 그 가운데 들어 있어야만 비로소 글을 써서 교훈을 남기려는 원리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리라."

1780년 그는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을 축하하기 위한 사행단에 끼어 연경(북경)을 향해 길을 떠나죠.

의주에서 장마로 큰물진 압록강을 건너고 끝없이 넓은 요동 벌판을 넘어 연경에 가보니 황제는 여름 피서를 위해 북쪽 땅 끝 열하로 가있어 사행단은 다시 길을 떠나야 했죠.

6개월에 걸친 힘든 여정을 거치면서 그는 이것저것을 세심하게 기록한 서책을 담은 무거운 보따리를 들쳐메고 돌아오는데 바로 우리나라 최고 여행기 열하일기죠.

이 작품은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당시 조선 사회를 개혁하고 세계화를 꿈꾼 그의 꿈과 열망, 소통 정신이 담긴 역작이죠.

"천하를 위해 일하는 자는 진실로 백성에게 이롭고 나라에 도움이 된다면 그 법이 오랑캐에게서 나온 것이라도 마땅히 이를 수용하여 본받아야 한다."

내용뿐 아니라 문체도 파격적이었던 이 책에서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명분'과 '탁상공론'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실제 부강한 국가건설과 국민의 삶을 증진시키기 위한 '이용후생'과 '실사구시' 정신이죠.

5.마치며

평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허위의식에 빠진 세태를 비판하며, 중국의 선진 문물을 배우고 실천한 북학의 선두 주자 연암,

중국 사행 후 그는 정조의 배려로 안의현감, 면천군수 등으로 재직하면서 평소 저술에서 강조하였던 북학의 정신을 직접 현장에서 구현하는데 주력하죠.

특히 그는 안의현감으로 재직 당시 백성들이 겨울보리 찧을 방아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청나라의 수차(水車)를 본떠 물레방아를 개량하여 1인이 10인 몫의 일을 하게 하기도 하죠.

또한 면천군수로 재직시에는 그가 연암골에서 생활하던 경험에 바탕하여 '과농소초'라는 농서를 짓기도 하고, 토지 소유를 제한하는 한전론(限田論)을 제안하기도 하죠.

"그릇 만드는 사람을 천시해서는 좋은 그릇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그의 '열린 마음'과 '실용정신'이야말로 그의 가장 위대한 점이라고 봐야겠죠.

과거 시험을 치르고 벼슬길에 나아가 사대부가 되는 길도 아니고, 몇 년씩 초야에서 학문에 전념하여 학파의 영수가 되고 산림으로 예우받는 길도 아닌 제3의 길을 택했던 연암,

그는 비록 선각적 언행, 강한 기상과 고준(高峻)한 성격 때문에 생전에는 시대와 불화 했으나 이후 그의 손자 박규수를 통해 김옥균, 박영효 등 개화파에 큰 영향을 주게 되니 결국 그는 우리나라 세계화의 비조(鼻祖)라 할 수 있죠.

시 한 편 감상하고 마칠까요. '極寒(극한)'이라는 시인데, 이 시에는 ‘춥다’는 말 한 마디가 없지만, ‘쨍’ 하고 얼어붙은 겨울풍경이 저절로 느껴지는 명시죠.

北岳高戍削(북악고수삭)
북악은 창끝처럼 높이 솟았고

南山松黑色(남산송흑색)
남산의 소나무는 검게 변했네

隼過林木肅(준과임목숙)
새매가 솟아오르자 숲은 오싹해지고

鶴鳴昊天碧(학명호천벽)
학이 울고 간 하늘은 새파래지네
ㅡ 서정욱변호사님 글중에서

학이 울고 간 하늘은 새파래지네
ㅡ 서정욱변호사님 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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