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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와 그 남자의 속사정 4편♡


----그 여자-------
놈이 오백을 원샷 하는걸 보니 내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생각보다 술을 잘 마셨다....
자식이...어제 좀 그렇게 마시지.
내가 한 잔 마실 동안에
오백을 네잔이나 먹더니 화장실에 갔다.
그 틈을 이용해 집에 전화를 했다.

"엄마 나야."

"어~ 왜?"

"엄마는 딸이 전화 했는데 왜가 뭐야... 걱정도 안 돼?"

"어제 은미가 전화해 주더라...너 자고 온다고."

"아유, 알았어. 끊어. 좀 이따 갈께."

슬펐다.....이젠 체념한 듯,
초연한 엄마의 목소리가 날 아프게 했다....ㅜ.ㅜ

근데 놈이 화장실에 갖다 오더니
후~ 하고 한숨을 쉬며 날 똑바로 쳐다봤다.
무슨 약물을 투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요....물어 볼게 있는데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는 집에 가서 먹었어야 하는 걸,
하는 후회가 밀려 들었다....ㅜ.ㅜ

"제가 뭐 할 거 같아요?....
제가 사실 놀거든요. 회사 짤린지 6개 월 됐어요."

"예.....!?"

"근데 제 얘길 안하니까 답답하더라고요."
"누군가를 만나서 이렇게 오랜 시간 대화하는데..."
"괜히 큰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도 같고요."
"그냥 저에 대해서 솔직하고 싶네요."

"아......예."

솔직히 의외였다.
그래도 솔직한 모습이 나쁘지는 않았다.
자식, 근데 벌벌 떨면서 얘길하냐...^^
내 얘길 할 까 말 까.....?
그래 나도 솔직해 지자.

"저겨....짤리신지 6개월 됐다구요?"

"예?...아 예 그 뭐..곧 일 들어가야죠."

요놈아...^^ 직장 잡기가 그렇게 쉽냐...
그럼 내가 2년 넘게 쉬고 있겠냐....

"사실 전..... 그만 둔지가 2년이 넘었어요."

미쳤나 보다...이런 말을 이렇게 쉽게....

"예?!!!"
"푸하하하하~~~ !!!!"

아~ 그자식 사람 민망하게.....

"아우, 뭐가 그렇게 웃겨요...."

"악수 한 번 합시다!
진작 얘기하지...암튼 반갑습다!!"

웃긴 놈이었다.....뭐가 그리 좋다구.
암튼 홀가분한 맘으로 마실 수 있어 좋았다.
근데 놈이 백수라는 걸 털어 놓으니까
엄청 홀가분 하긴 했나보다.

술을 마구 들이 붓더니.....그냥 잠들어 버렸다.
마치 삶의 모든 짐을 내려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좀 안 돼 보였다.....하긴 남 걱정 할 때가 아니었다.

그건 그렇고 놈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가 걱정이었다.
간신히 부축해서 밖으로 나왔다.
힘이 딸려서 잠시 계단에 앉혔다.
웬수가 내 어깨에 기대어 다시 잠이 들었다.

많이 취한 것 같진 않은데...
피곤에 지친 모습이었다. 잠시 그대로 있었다.
가볍게 코를 골며 자는데
깨우기가 미안 할 정도로 곤히 잠들어 버렸다.

왠지 모를 측은함에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낄낄거림이 정신을 차리게 했다.
사람들이 참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쪽 팔려따....

놈의 핸폰을 꺼내서 집전화번호를 찾아 봤는데
아무것도 입력된 것이 없었다.
고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갑을 꺼내 뒤졌다. 복권이 나왔다....
눈물이 난다....
꿈도 야무지게 40억 당첨금 짜리였다.
나도 매주 토요일마다 로또복권 만원씩 사는데ㅠ.ㅠ

근데 내가 막 지갑을 뒤지니까 지나가던 사람들이
나를 무슨 퍽치기 보듯이 했다.

간신히 수첩에서 집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했다.
여동생인것 같았다.
누구냐고 해서 얼떨결에 여자친구 라고 했다.
그럴리가 없다는 듯 의심스러워 했다.

아무튼 집이 대림동 쪽 이라는 걸 확인하고,
여동생 보고 나와 있으라 그러고 택시에 태워 보냈다.

집에 들어와 생각하니,
'집까지 바래다 줄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었다.
핸드폰에 찍힌 놈의 집 전화번호가 보였다.
망설이다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머니이신 듯한 분이 받았다.
여보세요~~ 하시는데, 수화기 저 너머에서
"아우~ 오빠 정신 좀 차려~~"
하는 여동생의 괴성이 들려왔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전화를 내려 놓았다.

길고도 험난한 1박 2일 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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