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과 딸 들에게 ▣
잔인한 4월 이구나.
...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부터
온 몸을 적시는 비가....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는 못난 부모들을
대신해 하늘에서 부터 울고 있구나
비가.....
아들아! 딸들아!
못난 부모들이란다.
책임 지지도 못할
자유로워야 할 영혼들인
너희들을 입시 지옥에
빠뜨린 우리 부모들의 잘못이란다.
사랑하는 아들아!
사랑하는 딸들아!
지금 어디에 있느냐.
차가운 물속에서 절규하는
너희들의 모습이 눈앞을 휘젓는구나.
배가 기울었을때 아무일 없을거니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하던 부모들이란다.
너희들의 생명을 답보하고 하루종일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산 부모들이란다.
뉴스만 바라보며 구조되었다는 오보마저
믿고 마음 놓았던 부모 들이란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장미 빛 인생이 있을거라
강요 하던 못난 부모들이란다.
희망을 품고 살아가면 좋은 세상 올거라고
거짓말 한 부모들이란다.
조금더 아들,딸 사랑하고
마음껏 뛰어 놀지 못한채
입시지옥에 등 떠밀던 못난 부모들이란다.
차가운 물 속에서
숨 쉬기가 얼마나 힘 들었을까.
손 톱으로 벽을 긁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전기 마저 끊어져 캄캄한 어둠 속에서
엄마를,아빠를 얼마나 소리쳐 불렀을까.
부르다가 부르다가 지쳐서
얼마나 목이 타들어갔을까.
어둠과 추위 속에서 옆에 없는
부모를 찿으며 무슨 원망을 하였을까.
아들아!
딸들아!
너희들을 지켜 주지 못한 부모들이란다.
너희들을 보살피지 못한 부모들이란다.
끝까지 너희 생명을 책임지고 구하지 못한
못난 부모들이란다.
사랑하는 아들아! 딸들아!
절대로 절대로
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한
우리 부모들을 용서하지 말아라.
만약
너희들이 하늘나라에 가게된다면
그곳은 아무런 고통도 아픔도 없이
이땅에서 피우지 못한 청춘의 꽃 활짝 피우길 바란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사랑하는 딸들아!
하늘에 떠 있는 둥근 달을 보며
빌고 또 빌어본다.
제발 단 한명의 딸이라도
단 한명의 아들이라도 살아 돌아오기를..
나의 아들아!
나의 딸들아!
너무나 잔인한 4월 이구나.
하늘도 울고 있구나.
바다 역시 핏 빛 울음 토해 내고 있구나.
안개마저도 너희들을 찾지못하게
두 눈을 가려버리는구나.
어쩌면,
하늘에는 아픔도,고통도,입시지옥도
슬픔 마저도 없을거란다.
용서받지 못할 부모 들이지만
그래도
아들,딸 너희에게
무릎 꿇고
마지막 용서를 빌고 싶구나.
살아서 돌아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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